‘인고의 호주’ 고통스런 체질 개선

-5년 만에 현지 여행사 개수 반토막
-FIT 시장 적응여부가 생존의 관건



호주의 ‘긴 겨울’은 언제 끝날까? 위기론이 대두된 호주 시장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방문객 규모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자유여행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패키지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호주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5년 전에만 해도 시드니를 기점으로 활동하던 한인 여행업체가 10개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4~5개로 반토막 나고 살아남은 곳도 FIT, 공무원 시찰 등 전문성을 앞세운 곳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즉 호주 방문객이 2010년 21만5,600명에서 2011년 19만8,000명, 지난해에는 17만6,100명으로 위축되는 와중에 패키지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한 호주 랜드사 소장은 “시드니에만 270여명 정도 활동하던 가이드가 현재는 70여명으로 줄었다”면서 “한국인 고객을 상대로 한 쇼핑센터도 호주지점을 철수하고 하와이에 문을 열었다는 소문이 도는 등 호주 패키지 시장이 말 그대로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호주 패키지 시장의 불황이 접어든 데에는 호주 상품가 인상, 신상품 부재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한 홀세일 여행사 대양주 팀장은 “5년 전만 하더라도 1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패키지 상품이 출시됐으나 과도한 상품 옵션, 그에 따른 고객 불만 등이 여행사로서도 큰 부담이었다”며 “호주 달러가 오르면서 지상비가 상승하고 여기에 쇼핑 일정까지 제외하다보니 과도기를 거쳐 현재의 상품가가 책정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판 여행사 팀장은 “호주 패키지 상품 타깃이 중장년층에 맞춰지면서 국적기를 이용한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국적사가 대양주 노선에 대해서는 하드블록을 운영하지 않고 운항 노선도 한정돼있기 때문에 상품 개발 동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대양주 관계자들은 현 실태를 ‘호주의 위기’가 아니라 ‘패키지의 위기’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호주 시장이 자유여행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패키지 여행사들이 FIT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호주 여행객의 70%를 자유여행자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호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이 적게는 10%, 많게는 30% 물량이 줄었다고 밝힌 반면 FIT 여행사는 매년 꾸준한 모객을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로 여행사의 경우 “외항사의 다양한 노선을 활용해 자유여행자 구미에 맞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배낭여행객, 에어텔 고객 등을 꾸준히 유치하면서 지난해에도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의 모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호주 관계사들은 피지, 뉴칼레도니아, 바누아투 등으로 시장 영역을 넓히는 한편, FIT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호주 전문 랜드사인 뉴라인투어스 임형선 대표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자유여행객 등을 끌어오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게 됐다”면서 “호주 현지에 FIT 전용 라운지를 개설하고 호텔, 일일투어 상품을 판매하면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 것”이라 밝혔다.


양보라 bora@traveltimes.co.kr
발행일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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