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팬들 시티서 떼창과 말춤 추며 열광

싸이가 호주에서 ‘월드스타’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싸이는 17일(수) 오전 7시 시청률 1위 프로인 채널7의 아침 프로그램 ‘선라이즈(Sunrise)’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을 열창해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이른 시간에 시드니 시티의 마틴플레이스에 마련된 특설 무대 주변에 수백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선라이즈의 사회자는 “이곳에서 열린 공연 중 최다 관중이 몰렸다”고 놀라워 했다. 많은 팬들이 ‘사나이’, ‘오빤 강남스타일’, ‘섹시 레이디’ 등의 부분에서는 어김없이 떼창을 했고 말춤을 함께 추며 열광했다. 팬들은 캠코더, 휴대폰 등으로 싸이를 촬영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장 곳곳에서는 싸이를 응원하는 한글과 영어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또 공연장에는 한 동포 남성이 ‘짝퉁 싸이’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싸이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무대에 올라 수준급의 말춤 실력을 과시했다.

“호주는 지금 ‘싸이-클(PSY-cle)’로 돌아간다”

이날 싸이는 열광하는 관객의 모습을 보며 유창한 영어로 “호주에서의 제 인기를 의미하는 것 아니겠냐. 팬들의 모습을 보니 젯랙(jet lag, 시차)의 피로가 싹 가셨다””고 말하는 등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또 “원히트 원더라 해도 상관없다. 환호하는 저 사람들을 보라”며 객석을 가리키자 팬들은 큰 소리로 화답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지와 데일리텔리그라프, 채널 7과 스카이뉴스 등 주요 호주 언론은 싸이 관련 뉴스를 크게 보도했다. 헤럴드는 ‘트렌드는 싸이-클에 빠졌다’는 제목의 기사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웨스턴 팝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며 “호주인들이 ‘싸이-클(PSY-cle)’에 맞춰 생활하는 듯 ‘강남스타일’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 뉴스는 “싸이, 호주에 강남스타일을 전파하다(Psy brings Gangnam Style to Oz)”는 제목으로 싸이 열풍을 전했다.
호주를 처음 방문한 싸이는 도착한 날인 16일(화) 저녁 채널 7의 인기 오디션 프로 ‘디 엑스 팩터 호주(The X Factor Australia) 시즌 4’에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 ‘강남스타일’을 열창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호주 팬들은 싸이가 열창하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자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수백명의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손을 흔들거나 춤을 추었고 일부는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후꾼 달아오른 방청객들의 열기에 사회자 루크 제이콥즈은 “이런 방송 공연은 난생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또 4명의 심사위원인 로난 키팅, 가이 세바스찬, 나탈리 바싱웨이트, 멜라니 브라운도 싸이의 인기를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노래가 끝 난 뒤 심사위원인 스파이스 걸스 출신 멜라니 브라운이 무대에서 싸이와 함께 열정적으로 말춤을 추어 큰 박수를 받았다. 춤을 춘 멜라니 브라운은 싸이에게 “당신은 전설(legend)”이라고 극찬을 했다.
엑스팩터 출연 후 싸이는 채널 7의 ‘투데이투나잇’과 17분 동안 통역없이 인터뷰를 매끄럽게 영어로 진행했다.
싸이는 “내 생김새가 강남스타일이 아니면서 이 노래를 부른 것은 일종의 비꼼(twist)와 유머가 담긴 것”이라면서 “노래가 세계적인 힛트를 친 것은 단순하고(simple) 몸 동작에서 오는 재미(fun)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퀸(The Queen)’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을 보내면서 힙합 음악을 즐겼지만 콘서트에서는 록 댄스(rockable dance) 곡이 많다면서 그동안 앨범 6집을 발간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곡목을 알려달라는 사회자의 거듭된 요청에 싸이는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캥거루 풍선 인형을 보며 “다음 발표할 곡은 아니지만 그 후에 발표한 노래에 캥거루 몸동작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싸이는 18일(목) 다링하버 소재 ‘더 스타(The Star)’ 카지노에 있는 마키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한 뒤 19일 미국으로 출국한다.